선형과 비선형...
학위논문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 동안 단순하게 넘기고 피상적으로 이해해왔던 이슈들을 명료하게 설명해야 하는 작업에 직면하게 됐다. 그 중 하나가 '비선형'의 문제이다. 사회과학계에서 많이 해오고 있는 linear regression 류의 모델링은 말 그대로 '선형적'이다. 내가 품고 있는 의심은, 그러한 모델링 방식이 반드시 선형적이어야 하는 필연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는 없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처리하기 쉽기 때문에 그냥 선형적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그렇다면, 모델이 비선형이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없는 것이고, 필요하다면, 그리고 처리 가능하다면, 비선형 모델을 만들지 말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지 않겠다.
오늘 책을 읽다가 이런 이슈들에 대한 대목이 있어서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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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형 방정식이었다. 말하자면 정비례하지 않는 관계를 표현한 방정식이었다. 선형적 관계는 그래프에서 직선으로 나타낼 수 있다. 선형적 관계는 생각하기도 쉽다. 다다익선이다. 선형 방정식은 풀 수 있기 때문에 교과서에 싣기도 좋다. 또한 선형계에는 중요한 미덕이 있다. 따로 분리할 수도 있고, 조각들을 합쳐서 다시 결합할 수도 있다.
비선형계는 일반적으로 풀 수 없고 서로 합칠 수도 없다. 유체계와 동역학계에서 비선형 항은 (명쾌하고 단순하게 이해하려면) 사람들이 제거하고 싶어 하는 그런 특질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 비선형이란 게임을 하는 행위 자체가 게임의 룰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렇게 서로 얽힌 변화 가능성 때문에 비선형성을 계산하기가 어렵지만, 이는 또한 선형계에서는 결코 나타나지 않는 풍부한 운동 행태를 만들어낸다."
(제임스 글릭, "카오스", 동아시아. p.52)